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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B급 인생도 살 수 있는 생활인 국가에 대하여

미국의 신문. 방송에서 좋은 뉴스를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빈곤율 사상 최고, 대량 해고, 복지 분야 재정 삭감 등 서민을 힘들게 하는 소식뿐이다. 미국인들의 삶은 끊임없이 팍팍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일반인들의 삶을 볼 때 '그래도 부럽다'는 생각이 들 때가 아직은 많다. 지난해 미국 1인당 국민총소득은 4만 7,140달러로 우리나라의 2배가 넘는다. 우리보다 외식은 많이 안 하지만 훨씬 많이 여행 다니고 캠핑, 낚시 등을 즐긴다. 소비성향도 우리보다 훨씬 높다. 생필품 물가, 사교육비, 집값 등은 서울과 비교할 수도 없다. 얼마 전 미국에서 부자 기준으로 설정한 '부부 합산 연 소득 25만 달러' 가정의 평균 가계부를 보여줬다. 이 가정의 연간 사교육비는 미취학 아동 보육비, 취학아동 방과 후 활동비 등 모두 1만 9,000달러 미국도 사교육비가 늘고 있지만 3억 원을 버는 가정이 취학 아동에게 쓰는 사교육비가 월 40만 원이 안 된다. 집 부근에 이란 출신 이민자 가정이 사는데 여는 중산층 가정처럼 방 4개에 2층과 지하실, 잔디 깔린 앞, 뒷마당 딸린 단독주택에 산다. 아내는 전업주부이고 남편은 택시운전사다. 소득은 우리보다 2배나 높은 나라에서 사람 손이 많이 가는 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생활 물가는 훨씬 쌌다. 의류, 신발, 전자제품 자동차까지 대량 생산되는 공업제품들은 한국보다 훨씬 쌌다. 특히 한국에서 비싸게 팔리던 재벌 기업의 제품들이 미국에서는 훨씬 싸게 팔리는 걸 보면 화가 나기도 했다. 옷 사는 것을 별로 즐기지 않는 나조차도 한국에 돌아가기 몇 년 치 옷을 사러 돌아다니기도 했다. 상설 할인 매장이나 할인 행사 때 가보면 한국에서 수십만 원 하는 상표들이 불과 몇만 원 수준인 경우도 많았다. 물론 미국 달러의 힘이 작용한 점도 있지만 다수의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게 크게 작용했다. 모아놓은 돈도 크게 없이 자비 유학을 간 상태였지만 '나중에 돈이 있을 때는 시간이 없다'는 생각으로 방학 때는 여행도 꽤 다녔다. 그럴 때마다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저가 항공이나 가격 할인 사이트를 통하면 크게 비싸지 않게 항공편을 예약할 수 있었다. 또 최고급 호텔도 역경매 사이트를 통해 8~9만 원 정도에, 심지어는 6만 원 정도에 간 적도 있었다. 심지어 미국의 휴양지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출발하는 4박 5일 유람선 효행 상품이 1인당 23만 원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한국이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다. 물론 거꾸로 부유층을 위한 초호화 여행 상품도 많다. 하지만 미국은 적어도 돈이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라는 아니었다. 갈수록 학력이나 직업에 따른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는 있지만 비싸서 정비업이나 세탁업을 해도 비교적 큰돈을 벌 수 있었다. 혼자 사는 젊은이들은 레스토랑 서빙을 하면 어느 정도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오래 산 한 교포의 말대로 '미국은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삶을 즐길 수 있는 나라'였다. 물론 자국민 17%가 의료보험 혜택을 볼 수 없는 이상한 나라이고 빈부 격차가 매우 심한 나라 이기도하다. 하지만 A급이 아닌 B급, C급 인생이라도 그 수준에 맞게 삶을 즐길 수 있는 나라인 것도 분명하다. 그런데 한국은 돈이 없으면 살기 힘든 나라다. 부동산 거품이 부풀어 오르면서 집값은 이미 천정부지로 뛰었다. 서울 강남 집값이면 일본 도쿄의 집 두 채를 살 수 있는 수준이다. 부동산 가격이 뛰다 보니 점포 임대료나 고정비용 증가 등의 형태로 한국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고비용 구조가 만들어졌다. 말로는 '교육입국'을 떠들면서 실제로는 하위권 수준의 교육 재정 투입으로 공교육이 부실해지면서 팽창한 사교육비 부담도 너무 크다. 여기에 정부가 재벌이나 건설업계 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인위적 고환율과 저금리 등으로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불필요한 다단계 유통 구조 때문에 수입 당시나 산지 출하 시보다 몇 배씩 물건값이 뛰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부는 수십 년 동안 유통 구조 개선을 떠들었지만 늘 제자리걸음이어서 산지에서는 배추를 파묻는데도 도시의 배춧값은 여전히 비싸고, 산지 솟값은 폭락하는데 식당의 소고기값은 요지부동인 현실이다. 이런 사회경제 구조가 지속하다 보니 하위 80%의 가계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오히려 악화한 것이다. B급, C급 인생들의 상황은 더하다. 1인 가구 등을 위한 공공 임대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1평짜리 고시원 월세가 25만 원까지 한다. 보통 원룸 크기인 10평을 기준으로 하면 월 250만 원이다. ''88만 원 세대"라는 집도 아니고 햇볕 드는 방 한 칸에 사는 게 그나마 소원인데 고시원 방 한 칸도 이렇게 비싸다. 최저임금으로는 커피 한 잔 사 먹기도 벅찬 정과. 이제는 B급, C급, 인생들도 살 수 있는 생활인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비용 구조의 근원인 부동산 거품을 빼 나가야 한다. 대기업 건설업체 등의 직접 시공 제를 의무화해서 복잡한 다단계 하청부 구조를 줄이면서 집값은 비싼데 품질은 낮은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정보기술서비스업의 다단계 하청부 구조도 마찬가지다. 또한 인상하는 등 저소득층 중심으로 사람값을 올림으로써 구매력을 키워야 한다. 조세 및 재정지출 개혁을 통해 OECD 국가들 가운데 조세재정을 통한 소득 불평등 감소 효과를 크게 높여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 등 자산에 대한 과세, 소득세와 법인세 등을 통한 과세를 강화하고 탈토건 친생활 방향으로 재정지출을 전화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부분 분야에서 재벌 몇 개 사가 밀약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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