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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경제 심리적 효과에 대해서

히말라야 산맥 아래 인구 75만 명의 작은 나라인 부탄은 한때 행복한 나라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1972년 당시 부탄 국왕은국내총생산대신‘국민 총 행복’이라는 신개념을 도입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에도 못 미치는 가난한 나라임에도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답할 정도여서행복은 GDP 순이 아니다.’라는 주장의 근거로 흔히 인용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먼저 행복지수 순위가 예전 같지 않다. 2006년 영국 레스터 대학교 조사에서는 8, 2009년 영국 신경제 재단 조사에서는 17위에 그쳤다. 그 이면에는 컬러텔레비전의 보급과 2005년 세계 최초의 담배 판매 전면 금지 조치가 작용했다고 한다. 가난하지만 행복하다는 부탄 국민도 컬러텔레비전에 비치는 화려함과 자신의 공급함을 비교하게 된 것이다. 2010년 부탄 정부의 설문조사에서는 행복하다는 국민의 수가 41%까지 내려갔다고 한다. 이렇듯 사람은 변화와 비교에 예민하다. 자신이 지금 얼마를 가졌는지보다는 예전 상태에 비해 어떤지, 또한 남들과 견주었을 때 어떤지에 따라 느끼는 만족도가 달라진다. 내가 1만 원을 벌었어도 남이 2만 원을 벌면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이 든다. 지갑 속의 돈이 1만 원에서 7,000원으로 줄어든 사람은 3,000원에서 6,000원으로 늘어난 사람보다 분명히 더 갖고 있어도 불행하다고 여긴다. 3~4위전에서 이긴 동메달리스트가 결승전에서 진 은메달리스트보다 행복한 표정을 짓는 것도 같은 이유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비교 프레임과 기준점 효과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갈등과 불만은 예전 1만 달러 시절보다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텔레비전, 신문, 인터넷 등에서 쏟아지는 온갖 정보들이 끊임없이 자신의 처지를 남과 비교하게 한다. 욕망의 쳇바퀴는 웬만해서는 멈추는 법이 없다. 아무리 소득 수준이 향상되더라도 사람들 눈에는 자신의 높아진 소득이 아니라 타인과의 격차만 눈에 띈다. 서로 비교할 게 별로 없는 가난한 나라라면 행복지수가 부유한 나라보다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행복해도 주위에 비교 대상이 생기면 만족도는 금세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절대적 빈곤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상대적 빈곤에서 비롯된다. 상대적 빈곤은 물의 깊이와 관계없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배의 흘수와도 같다. 아무리 부유한 나라여도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늘 존재하는 것이다. 진정 국민이 행복해지려면 소득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격차도 줄여야 한다.벤큐가 제시한 경제학의 10대 기본 원리 중 첫 번째는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있다는 것이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서양 속담과 같은 의미다. 우리가 무엇을 얻으려면 대개 그 대가로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한다고 맨 큐는 설명한다. 이는 가상의 기회비용을 지급하는 것과 같다. 공짜 점심이라는 말은 19세기 미국 서부 개척기에 주점에서 손님을 끌기 위해 점심을 무료로 제공한 데서 유래했다. 사람들은 공짜라서 즐겁게 먹었지만 실은 공짜가 아니었다. 저녁 술값에 공짜로 먹은 점심값까지 얹어진 것이다. 맨 큐의 첫 번째 원리를 현실에 맞게 변형하면, ‘무료는 공짜가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휴대전화 요금에 무료 통화 몇 분, 무료 문자 몇 통 등을 공짜가 아니다. 이용자가 이미 34 요금제, 44 요금제 요금제 등 정액 요금을 내고 산 권리일 뿐이다. 진짜 무료 통화가 되려면 요금이 0원이 되어야 맞다. 무료라고 부른다고 해서 공짜 아닌 것이 공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경품행사도 마찬가지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받은 응모권으로 경품에 당첨된다면 물론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경품 비용은 이미 상품 가격에 전가되어 누군가가 상품을 살 때마다 지급된다. 라디오의 청취자 퀴즈도 건당 50~100원의 유료 문자메시지로 응모해야 한다. 50, 100원이 모여 당첨자들에게 선물을 주는 재원이 되는 것이다. 결국 경품 행사는 무수한 탈락자가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보태준 이벤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로또 복권처럼 수많은 구매자가 당첨자에게 몰아주는 구조다. 백화점이 일정 금액 이상 구매 고객에게 주는 사은품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미 다른 상품 가격에 조금씩 전가돼 있는 공짜 점심이나 마찬가지다. 온라인 쇼핑몰의 할인, 공짜 쿠폰이나 각종 보너스 카드는 겉보기에는 공짜인 것 같다. 하지만 고작 10~20%의 할인 혜택을 누리려면 나머지 80~90%에 해당하는 돈을 써야만 한다.경제원리를 안다면 할인, 공짜, 무료, 덤 등의 단어를 볼 때마다 일단 의심부터 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경제학은 수학이나 과학처럼 뚜렷한 답이 나오는 학문이 아니다. 파고들수록 당황하게 한다. 처음 경제학의 체계를 만든 애덤 스미스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가정을 한다. 인간은 누구나 기회비용을 따져서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정말 인간은 경제적 이익이 되는 합리적 선택만을 하는 존재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예외는 너무나 많다. 하지만 경제학에서 그리는 인간형은 경제적 이득을 위해 매사 기회비용을 따져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인간이다. 사실 경제는 변수가 워낙 다양해서 대개 '어떤 조건이 일정하다면'이라는 가정이 붙습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어떤 원인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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