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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세계 경제 제 2막의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세계 경제 제2막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이를 살펴보려면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여파로 환율이 폭등하는 등 한국 경제도 심한 몸살을 앓았던 이유를 되짚어보아야 한다. 그 위기 구조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2008년 경제위기를 겪었던 이유 중 하나는 단기 외채 때문이다. 2000년대 부동산 거품이 부풀어 오르자 시중은행들은 2006년 이후 단기 외채까지 잔뜩 끌어와 부동산 시장에 펌프질 했다. 그 결과 2000년대 1,200억~1,50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대외 채무가 2006년 1분기 이후 급증하더니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2분기에 3,666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시중은행들은 대외 채무 만기가 돌아오면 만기를 연장하거나 다른 외채를 끌어와서 돌려막기 식으로 빌리고 갚는 일을 되풀이했다. 결국 터지고 말았다. 세계 금융위기로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외국 금융회사들이 자금을 회수하자 국내 은행들은 달러를 마련해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폭증하면서 환율이 폭등하는 사태를 빚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증권시장에 들어와 있던 외국계 자금이 이탈한 것도 이 같은 환율 폭등 사태에 이바지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건설업체와 금융기관이 위기에 내몰리면서 부동산 시장과 실물경기 위축으로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또한 경기 급락을 경험했다.사상 초유의 경제위기가 발생하는데도 우물 안 개구리처럼 허둥댔던 현 정부의 정책 대응이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이 가뜩이나 오르게 생겼는데 수출 대기업들 위주의 성장을 지속하겠다며 환율을 대놓고 올리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때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외환시장에서 반대 매매를 통해 가만 앉아서 수조 원을 벌어간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국은 완전히 '글로벌 호구'였던 셈이다. 더구나 미국의 투자은행이 파산하기 한 달 전까지 '금융 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계기'하며 산업은행을 통한 인수를 검토했던 것도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언론은 이를 비판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겼다. 당시 조선일보 김기훈 경제부 차장대우는 우리가 요즘과 같은 가격에 세계 일류를 인수할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면서 위험만큼 기회가 커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며칠 후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민간은행보다 더 철저하게 득실을 따져 인수를 결정하고, 그 결정에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자신이 섰다면 해볼 만한 투자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그 같은 칼럼과 사설이 나오고 불과 2주일 만에 파산하고 말았다. 한국 경제는 매우 큰 충격을 입었을 것이다. 당시 검찰은 논객이었던 미네르바가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린다는 황당한 이유로 기소했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기자와 논설위원만큼 국민경제에 위험한 주장을 한 사람들도 없었던 셈이다. 어쨌든 이후 현 정부는 한국이 금융위기 진원지도 아닌데 각종 연기금을 동원해 주가를 방어하고 세계 3위 규모의 재정 부양책과 감세정책을 편성해 경기를 떠받쳤다. 그 결과 막대한 재정 여력이 소진돼버렸다. 또한 지나치게 장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막대한 공공 및 가계 부채를 동원했으며 온갖 부동산 규제를 해제해 경기의 양극화를 극대화했다. 물론 G20 회의 등을 통해 이 같은 빚잔치를 이명박 대통령의 신공으로 포장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러면 그 이후의 상황은 어떤가. 우선 대외 채무 현황을 보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달러 해외 차입 등이 줄어들고 정부와 한국은행이 국내 은행들의 차입금을 대신 갚아주는 등의 조치로 대외 채무는 2009년 1분기 3,083억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세계 경기와 국내 경기의 급락세가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한 2009년 2분기부터 대외 채무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서 2011년 1분기에는 3,819억 달러 수준까지 급증했다. 이 가운데 2008년 3분기 196억 달러까지 늘어났던 단기 채무는 이후 1,400억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어서 여전히 적지 않은 상태다. 또한 채무 채무의 대부분을 국내 시중은행과 외국은행 국내 지점들이 차입금 형태로 갖고 있고, 여전히 단기 채무가 1,200억 달러 이상이라는 점은 건강한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또 경제위기 이후 주식과 채권 등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급증했다. 국내 증권시장에는 모두 4,000억 달러 정도의 외국계 자금이 들어와 있는데 유럽계 자금이 1,500억 달러, 홍콩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자금이 600억 달러, 미국계 자금이 100억 달러 정도에 이른다. 이 같은 증권 투자는 2008년 경제위기 때 썰물처럼 빠져나갔다가 2009년 이후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다시 쏟아져 들어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만약 유럽발 경제위기가 더욱 퍼져 외국 자본들이 급속히 빠져나간다면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요동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물론 2008년 정도로 심각한 상황까지 치달을 가능성은 적지만 말이다. 그 경우 속병을 앓고 있는 한국 경제는 또다시 휘청거릴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한국은 다수의 나라가 부동산 거품을 뺄 때 집값을 올리고 가계 부채를 키웠으며 건설업체 구조조정을 지연시킨 나라가 아닌가. 중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은 정체했고 재정, 금리, 부동산 규제 등 각종 제도적 부양책도 이미 거의 소진한 상태다. 따라서 내외부에서 충격이 가해졌을 때 가계 부채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다시 급락할 수 있고, 구조조정을 미뤄뒀던 건설업체와 저축은행 등은 추가 줄도산할 수 있다. 또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이 줄면서 실물경기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