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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경제 혁신 성장에 대하여

비용 위주의 세계 시장 공략, 그리고 이를 위한 내수 비용 절감'이라고 거칠게 정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효율성이 극단적으로 중시되고 대규모 자본 투입이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정부의 재정이 지원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혁신 성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 기존 방식과는 다른 혁신적 활동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기존보다는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규제 완화론-혁신 성장은 규제를 완화하고 노동을 유연하게 하는 등 기업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 된특정 기업군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경제 단체들과 언론에서 등장하는 것인데, 기존의 정부 규제와 노동 부문의 경직성이 혁신성장의 핵심적인 걸림돌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기업의 모든 활동이 곧 혁신 성장을 가져오는 혁신적 활동이라는 전제가 깔렸다. 그러지만 이 전제는 성립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부작용을 가져올 가능성마저 농후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규제 완화는 기업 투자, 특히 대기업 투자를 늘릴 수는 있지만 기업 투자가 다 혁신적인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언론 지면을 도면 했던 면세점 쟁탈을 위한 대기업 간 이전투구를 혁신 활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들 사이에 자원을 둘러싼 경쟁과 기존 시장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은 당연할 수 있으나, 여기에 혁신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기존 방식의 투자 확대는 자원 배분이나 배치의 왜곡을 가져와 기존 방식에서의 탈피를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기업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만, 통상 이들에게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혁신 활동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기존 시장을 지키고 확대하기 위해 상당한 자원과 관심이 동원되어야 하고 기존의 성공 경험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조직의 비대화에 따라 관행에서 벗어난 시작으로 시장과 비즈니스를 바라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10여 년 사이에 가장 우수한 혁신 성과로 거론되는 애플사의 아이팟이나 아이폰은 애플사가 대단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제품으로 구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시장에서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간파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다. 이를테면 4차 산업혁명 운운하면서 거론되는 주요 기술 분야에서 다른 나라보다 기술 개발이 지체돼 있으니 이들 분야에 대규모 자금 투입을 통해 압축적으로 기술 개발을 이루어내자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더욱 핵심적인 것은 이들 기술의 특성을 파악, 어떻게 활용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이 간에 관한 통찰력이다. 예컨대 블록체인 기술로 무엇을 할 것인가가 훨씬 핵심적인 질문이고 중요한 의사결정 대상이다. 하다못해 기존의 물리적 공간을 재배치하는 지하철이나 고속도로 등 유형의 실비를 구축하는 데도 몇 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혁신 성장이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란 규칙의 변화를 동반하는 거이며, 나아가 경제 패러다임의 변경까지를 고려해야 하는 길게 내다봐야 할 사안이다. 이때 오히려 중요한 것은 재빨리 일을 처리하는 데 연연하기보다는 어떻게 우리 실정에 맞게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이행할 것인지에 관한, 즉 경로에 대한 고민과 실험이다. 한국경제로서는 익숙하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경제 주체의 심리와 제도 변경에 대한 고민이 따라와야 한다. 과거의 방식인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대규모 동원은 일을 그르칠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혁신이란 시장과 사람들의 직면한 문제에 상업적이거나 비상업적으로 새로운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다. 즉 기존에 해결되지 못한 구매력 있는 시장 수요에 호소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거나 사회가 직면한 제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해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축소하거나 삶의 질을 올리는 것이다. 결 좌 적으로 국내외 시장과 사회에 제공하는 가치 창출에 성공하는 것이다. 혁신 성장이란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련의 혁신 활동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조직이나 집단으로 자원이 배치되고 이들에게 자원이 지속해서 흘러가며 이들의 혁신 활동을 고양할 수 있도록 성과보수 구조가 자리 잡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들 조직을 연계하는 생태계가 조성되고 활성화될수록 이들이 수행하는 혁신 활동의 질적 수준은 제고되고 혁신 성과는 높아진다. 결국 구조가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작동할 때 혁신 성장은 가능해지는 것이다. 현재는 기존 대기업 등에 의해 자금 시장과 제품 시장이 모두 장악된 상태이고 결과적으로 신생기업 등 혁신 기업이 이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즉 기존 기업이 이미 창출된 가치의 획득에만 주로 주목하면서 혁신적 활동과 혁신적 집단의 형성에 걸림돌로 기능하는 상태다. 이 상태에서는 이른바 공정 경쟁을 도모하는 공정 경제를 넘어서 제반 경제 제도를 혁신 기업이나 혁신 집단에 오히려 편향적인 방식으로 재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는 개별 조직을 포함해 사회 전반적으로 혁신의 문화가 정착될 때 지속적인 혁신 성장이 가능해진다. 혁신의 문화는 기존의 관행이나 발상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일상적으로 독려되는 문화다. 이에 따라 변화의 추구와 다양한 실험을 통한 학습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는 문화다. 이를 위해 혁신적인 활동이 해당 주체의 생계와 지위를 위협하지 않아야 하며, 자신이 관심을 두는 문제 해결에 천착하고 이를 통한 성취감을 스스로 동력으로 활용하는 조직 내외의 환경이 갖추어져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목표로 설정한 시장과 사회가 직면하는 문제다. 기존 기업이나 신생 기업 모두 기존의 수직적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 혁신의 문화가 정착되었을 때 일회적이지 않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이때 기존의 사업 방식이나 사업 내용의 유지와 확장을 통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관행이 강력한 관성을 발휘한다는 점에 유의하면서 지금까지의 사업 조직과는 분된 새로운 사업을 사업 단위를 형성해, 다양한 실험을 시행하면서 혁신의 문화를 내재화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기업은 기존 제조업 위주의 경험에 사로잡혀서 시야가 협소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 목표 고객을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시도를 통해 제조를 넘어서 서비스 영역까지 통합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