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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최저임금에 관하여

흔히 착각하는 것이, 의도가 좋으면 결과도 좋다고 여기는 것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 의도가 인간의 이기심과 경제원리에 부합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의도는 좋은데 결과가 나쁜 경우가 허다하다. 결과가 나쁘다면 아무리 선의에서 출발했다 해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어린 학생들이 연필을 자꾸 잃어버리자 연필을 소중히 여기도록 유도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이다. 그러자 곧 경악할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데 연필을 쓰는 게 아니라 연필깎이를 마구 돌려대 몽당연필로 만드는 데 몰두하더라는 것이다. 흔히 착각하는 것이, 의도가 좋으면 결과도 좋다고 여기는 것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 그 의도가 인간의 이기심과 경제원리에 부합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의도는 좋은데 결과가 나쁜 경우가 허다하다. 결과가 나쁘다면 아무리 선의에서 출발했다 해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경제학은 예나 지금이나 사회과학의 꽃이란 지위를 누리고 있다. 경제학 원리들은 단순한 선악 구분이나 흑백논리를 초월해 인간 행동과 사회를 파악하는 데 더없이 유용하다. 현상의 숨은 이면을 들춰내는 수단이다. 그런 점에서 인간에 관한 탐구 및 성찰로서의 인문과학, 세상을 움직이는 기본 원리로써의 경제학은 결코 동떨어진 영역일 수 없다.경제학은 그 마중물을 길어 올리는 펌프와도 같다. 서로 닮았고, 각기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천생배필이다.사회경제학자 로버트 프렉터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리를 이루려는 인간의 충동으로 인해 사회적 분위가 생겨나고, 이런 분위가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행동을 포함한 사회적 행동의 특징을 결정짓는다고 지적했다. 즉 분위기가 사건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쉬운 사례로, 잘 모르는 음식점은 손님이 많아야 안심이 되고, 인기도서 목록과 영화 흥행수익을 살펴보는 것 같은 심리다. 타인의 행동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경제 현장에서 군집 행동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곳이 증권시장이다. 갑작스러운 악재가 출현해서 누군가가 주식을 투매하면 너도나도 주셨을 싼값에라도 팔겠다고 나선다. 결국 투매에 가세함으로써 주가는 실제 악재의 영향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폭락한다.정부 산하 동방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보호를 명분으로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한 것이 그런 사례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면 대기업이 배제되므로 중소기업의 경영이 개선될 것이라는 좋은 의도로 출발했다. 먼저 두부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대기업이 손을 뗐으니 중소기업이 호황을 누릴 줄 알았다. 하지만 2년이 지나도록 중소기업 점유율은 오르지 않고 국산 콩 수요가 줄어 콩 생산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 본사가 아무리 커도 외국 기업의 한국 법인은 중소기업으로 간주한다. 기업, 관공서 등의 구내식당 운영 사업도 정부가 대기업의 참여를 금지하면서, 대기업이 빠진 일자리를 외국 기업들이 빠르게 차지하고 있다. 정부 세종시청사 구내식당은 연간 매출 15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급식업체의 한국 법인과 한 중견 기업이 차지헀다.. 소규모 업체들은 정부가 제시한 하루 평균 1,500명 이상 급식 운영 경험이란 조건을 맞출 방법이 없어 아예 입찰을 포기했다.최저임금제는 시간당 5,000원도 못 받는 열악한 처지의 근로자들을 돕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저임금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이상을 받게 돼 덕을 보았지만, 최저임금제로 오히려 더 어려워진 사례도 있다. 70~80만 원을 받던 아파트 경비원들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그들에게도 최저임금제를 적용하자, 아파트 단지마다 관리비 부담을 이유로 무인경비장치를 설치하거나 나이가 한 살이라도 더 젊은 경비원을 선호하게 되었다. 나이 많은 노인들부터 경비원 일자리를 잃게 되었고, 심지어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하는 사람도 생겼다.요즘은 일부 노동단체들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 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면 어떻게 될까? 하루 8시간 일하면 8만 원을 받으므로 한 달 20일을 일하면 160만 원을 벌 수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좋은 의도에 좋은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임금을 올리기 어려운 중소기업, 아파트단지, 편의점, 음식점 등에서는 세 사람의 일을 두 사람에게 전가하거나 아예 고용하지 않는 식으로 대응할 게 뻔하다. 이들이 부도덕해서가 아니라 고용주가 부담할 수 있는 인건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먼저 일자리를 잃는 것은 고령자, 청소년, 비숙련 노동자 등 다른 대안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돕자는 의도와 달리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감내할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하되, 그로 인해 다른 부작용은 없는지 세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좋은 의도와 착한 명분을 강조해도 현실에서는 더 나쁜 결과를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 좋고 착하다는 것은 도덕 차원의 문제이지 효율과 비효율을 따지는 경제원리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영국 속담에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고 했다. 공산주의 또한 처음에는 함께 잘살아보자는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좋은 의도가 선의로 인정받으려면 결과도 좋아야 한다. 그로 인해 벌어질 보이지 않는 역효과에 대해서도 사전에 철저히 검토해야만 한다. 그렇게 했는데도 결과가 나쁘다면, 좋은 의도였더라도 경제원리를 거스르는 착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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